본문 바로가기
낚시/낚시터소개

아라뱃길 두리생태공원 캠핑장 앞 굴포천 농어낚시 귤현1교

by 낯선공간2019 2019. 6. 22.

아라뱃길 두리생태공원 캠핑장 앞 귤현 1교에서의 하루: 농어 낚시와 생각의 여유

아내와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다. 머리를 식힐 겸 바람도 쐴 겸 두리생태공원 캠핑장으로 나섰다. 캠핑장은 도심에서 가까운 편이라 자연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은 장소다. 공기가 신선하고, 캠핑장 주변의 경치도 아름답다. 하지만 오늘은 낚시 생각이 별로 없었다. 한적하게 자연을 느끼며 마음을 다스리려는 게 목적이었다.

캠핑장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니, 귤현1교 다리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낚시는 금지된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낚시꾼들이 긴 낚싯대를 늘어뜨려 농어를 잡고 있었다. 낚싯줄이 다리 난간에 걸려 어찌할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고 차에 있던 뜰채를 가져와 도와주었다. 잠시 후, 낚싯줄에 물린 농어가 드디어 다리 위로 올라오나 싶었지만, 아쉽게도 농어는 탈출해 버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낚시의 긴장감과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이건 누가 낚시를 해본 사람만이 아는 기분이겠지.

문득 나도 낚시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낚싯대는 원투 채비가 필요했는데, 그것을 챙기지 않았으니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그냥 다리 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들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흥미로웠다. 특히나 한 사람이 망둑어를 낚아 올리기 시작했을 때, 나는 사진이나 찍어볼까 하다가 그저 지켜만 보았다. 마음속으로는 내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상상을 하며, 이른 저녁이 되었다.

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 중 한 무리가 낚시를 멈추고 삼겹살 파티를 시작했다. 나는 내심 의아해했다. 낚시 금지구역에서 농어 낚시를 하고, 그 위에서 삼겹살까지 구워 먹다니. 캠핑장에서의 자유로움과 낚시꾼의 여유가 섞여 있는 모습이 어쩐지 낯설면서도 흥미로웠다. 그들은 비록 많은 고기를 낚지는 못했지만,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결국 낚시는 고기를 잡는 것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며, 자연과의 소통이기도 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던 중, 눈에 띄는 것은 한 꼬마 아이였다. 그 아이는 작은 농어를 연달아 낚아 올리고 있었다. 그의 눈은 반짝였고, 손끝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아이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낚시에 대한 열망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낚시대를 챙기지 않았다는 현실에 다시 한번 실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잡아 올리는 작은 농어들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저 작은 손끝에서 느껴지는 성취감은 얼마나 달콤할까 생각했다.

결국, 나는 낚시대를 드리우지 않은 채 그곳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귤현 1교를 뒤로하고 발길을 돌리며, 내일은 정성바다낚시터에서 제대로 낚시를 즐겨보리라 다짐했다. 손맛을 보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고, 진정한 낚시꾼은 언제든 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의 아쉬움은 내일의 즐거움을 위한 발판일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낚시를 하라는 추천은 아니다. 단순히 낚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느낀 감정들을 기록했을 뿐이다. 낚시를 금지한 구역에서 낚시를 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으니, 이 글이 낚시를 장려하는 글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그저 사람들의 낚시를 보며 마음을 달래고, 손맛을 느끼고 싶어 했던 것뿐이다. 낚시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훌륭한 활동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그 손맛이 너무 부러웠다는 것도 사실이다.

PS. 여기서 낚시를 하라고 추천하는 글은 아니다. 그냥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쓴 것이고... 손맛이 부러워서 낚시나 갈까 하고 쓴 글이다.

반응형